동해의 아름다운 바닷가 마을, 작고 예쁜 집들이 언덕 위에 옹기종기 붙어 있는 모양이 갯바위에 붙은 따개비 같다고 해 붙여진 '따개비 마을'.
지난 22일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25일 안동과 영양, 청송을 거쳐 영덕으로 넘어오면서 따개비마을로 불리는 영덕읍 석리는 한국전쟁 당시보다 더 처참한 잿더미로 변했다.
"하늘에서 별똥별 떨어지듯 불덩어리가 날아왔다"화마가 휩쓸고 간 지 사흘이 3월 28일, 따개비마을 대부분의 집은 검게 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슬레이트 지붕이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 벽체만 앙상히 드러난 집도 여러 채가 있었다. 골목에도 집이 타면서 날아온 물건들과 타다 남은 재가 뒤섞여 나뒹굴었다.
마을과 조금 떨어진 곳에서 강도다리 양식장을 운영하는 임승태씨는 "25일 오후 지품면에서 산불이 타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대피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라며 "긴급문자가 울리고 30분이 안 돼 불덩어리가 하늘 위로 날아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환한 불빛이 마치 하늘에서 수많은 별똥별이 떨어지는 것 같았다"면서 "소나무에 불이 붙고 순식간에 양식장이 화염에 휩싸이는 걸 보면서 위험하다고 느껴 급히 차를 타고 도망쳤다"고 말했다.
석리 이장인 이미상씨는 "우리 마을에 있는 84채의 가옥 가운데 78채가 불에 탔다"라며 "마을 전체가 폭탄을 맞은 듯 쑥대밭이 됐다"고 했다.
"6.25 때 피난 갔다가 돌아와도 집은 그대로였는데, 지금은..."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