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올 때마다 대통령이 없네요."
콜드플레이의 보컬 크리스 마틴이 며칠 전 내한공연 무대에서 던진 농담이다. 8년 전 한국에 왔을 때는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 된 뒤였고 이번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된 뒤라서 '평행이론' 그룹이라는 별칭도 얻은 영국의 록밴드 콜드플레이.
그들의 대표곡인 '비바 라 비다'(Viva la vida)는 프랑스 혁명 당시 몰락한 절대 군주의 삶을 빗댄 노래 가사로 '우우우우우' 떼창곡으로도 유명하다. 이들은 8년 만에 한국을 찾아 지난 4월 16일부터 25일까지 총 6회, 한 번에 5만 명씩 총 30만 명의 최다 관객 수를 기록할 전망인데, 이번 그들의 공연은 그들의 이름만큼이나 다양한 일화를 뿌리고 있다. 그중 내가 주목하는 것은 바로 순회공연에서 탄소배출량을 50% 이상 줄이려는 그들의 노력과 실천이다.
"공연장 내 일회용 플라스틱 반입이 금지됩니다"우리 언론에 가장 관심을 끈 사안은 생수병 등 일회용 플라스틱 반입 금지 조치였다. 주최 측은 공연 전날 SNS를 통해 '공연장 내 일회용 플라스틱 반입이 금지된다'라고 공지하면서 대안으로 금속이나 유리 재질 외의 재사용 가능한 물병은 반입이 허용되니 공연장 주위에 설치된 '워터 스테이션'을 이용해 달라고 공지했다. 쇠로 만든 텀블러도 안전을 이유로 반입 금지했는데, 대신 공연장 곳곳에는 대용량 생수통을 설치해 놓고 다회용 물병으로 마시도록 하는 한편, 멸균 종이팩에 든 생수를 팔기도 했다.
따라서 공연 도중 아티스트들이 생수병으로 목을 축인 뒤 던져버리는 퍼포먼스 또한 이 공연에서는 볼 수 없었는데, 쇼에 사용하는 색종이들은 100% 생분해성 재질을 썼다. 점화용 불꽃놀이 기구는 폭발력을 줄이고 유해 화학물질 배출이 적은 새로운 방식을 사용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쓰레기 줄이기 자원 순환 노력은 빙산의 일각이라는 점이다.
탄소 배출량 50% 줄이겠다는 2021년의 약속여러 나라 공연은 비행기를 타기 때문에 탄소 배출량이 많다. 그래서 콜드플레이는 지난 2019년에 환경을 위해 세계 순회공연을 중단하겠다는 깜짝 선언을 하기도 했다. 그런 그들이 지난 2021년 순회공연을 재개하면서 한 가지 약속을 한다. 공연 제작부터 운송에 이르는 공연 전 과정에서 직접 탄소 배출량을 이전 공연(2016-2017)보다 최소 50% 이상 줄이겠다고. 이후 지난 2024년 6월에 그들은 2년 만에 탄소배출량을 59% 줄였다는 보고서를 올린다. 놀라운 것은 과정이다. 이들은 관련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공연 전 과정을 살피며 현재 배출량과 향후 절감가능한 수치를 체계적으로 기획했고, 실제 탄소발자국을 정확하게 기록해 'MIT 환경솔루션 이니셔티브'의 검증을 받았다.
이들은 우선 순회공연에 임하는 3대 원칙을 세웠다. 탄소 배출 50% 절감을 목표로 하는 '줄이다'의 원칙이 첫번째, 재생에너지 등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재창조'의 원칙이 두번째, 세계 곳곳의 숲 복원 등 자연기반 해결책에 자금을 지원하는 '복원하다'의 원칙이 세번째다. 이를 위해 아래와 같은 실천을 해왔다.
에너지 사용
- 태양광 발전 : 공연 시작 전 스피커를 설치하는 PA타워와 딜레이 타워 위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발전을 하고 공연용 배터리 충전 시작
- 바이오연료 : 순회공연 전체에 걸쳐 팜유를 사용하지 않고 폐식용유 등을 재생한 HVO(수소처리 식물성오일) 바이오연료인 재생 디젤을 사용해 트럭 운송시 탄소 배출량의 75~95%까지 절감
- 배터리 : BMW와 함께 이동식 충전 배터리를 개발해 공연에 사용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가동
- 운동에너지 : 공연장 곳곳에 '키네틱 플로어'를 설치해 관객들이 발을 구르는 운동 에너지로 전기를 충전. 또 파워바이크를 설치해 관객들이 직접 자전거를 움직여 자신에게 필요한 전기를 충전하도록 함.
- 전력망을 통한 재생에너지 공급 : 주전원의 경우 가능한 한 100% 재생에너지를 전력망에서 공급받으려 노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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