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길 "민주노총, 파면투쟁에서 새로운 길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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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11시, '노동운동가 고 유구영 동지 29주기 추모식'이 마석모란공원 민족민주열사 묘역에서 열렸다. 맑고 파란 하늘 아래 진행된 추모식은 고 유구영 추모사업회 회장인 권영길 전 의원, 김창희 전 위원장(생보노조), 고인의 생전 동지와 친구, 유족 등 20여 명이 참가해 고인을 기렸다.

이날 추모식은 배기남 전 부본부장(민주노총 서울본부)의 사회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권영길 전 의원과 신철영·원철 선생, 황푸하 목사(새민족교회)의 추모사, 유족 인사 순으로 진행되어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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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길 전 의원은 추모사에서 "유구영 동지는 자신의 인생의 꿈이라던 민주노총이 건설되자마자 이 세상을 떠났다"라면서 "자신 말대로 유구영은 길지 않은 인생을 민주노조 건설, 민주노총 건설에 오로지 다 바쳤다. 열정, 헌신, 희생의 화신이었다. 민주노총 건설에 그야말로 생명을 다 바쳐서 민주노총 건설은 이루었지만, 그 민주노총을 다시 올바르게 세우기 위한 길에는 함께 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권 전 의원은 "민주노총은 누가 뭐래도 한국 사회를 움직이는 중심체가 되었다"며 "올해 윤석열 퇴진 투쟁, 탄핵 파면 투쟁에서 민주노총은 길을 열었고, 사회대개혁 투쟁 마당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며칠 전 사회 원로라고 일컬어지는 분들 한 10여 명이 모여서 윤석열 파면 이후에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하는 간략한 모임을 가진 바가 있다. 그 자리에서 백낙청 선생께서는 이번 윤석열 파면 투쟁에서 윤석열이 파면되었다는 큰 뜻을 갖고 있지만, 그와 동시에 똑같은 큰 의미로 '민주노총이 국민들로부터 칭송받고 박수받고 우뚝 섰다는 것'이다. 민주노총이 한국 사회의 중심체로서 확고한 지위를 갖췄다는 그런 이야기"라며 "우리 잘 아는 바대로 백낙청 선생은 분단 체제를 정립하는 이론을 마련했고, 87년 체제를 정립하는 이론을 마련한 분이다. 그분이 민주노총의 역사적 성과를 기리고 칭송을 해 주셨다"고 소개했다.

이어서 "우리가 흔히 노동자들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 노동자가 신명 나는 세상을 만들자고 외쳐왔고 지금도 외치고 있다. 그것을 유구영 동지는 하나로 묶어서 노동자 정치 사업이라고 했다"면서 "노동자 정치세력화, 민주노총을 건설해서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이루는 민주노총을 통해서 이 땅의 노동자들이 정말 신명나게 사는 세상을 만들어 보고자 하는 큰 꿈, 아름다운 꿈을 간직하고 펼치려고 했는데 그 꿈을 펼치지 못했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굳건히 잘 걸어갈 거다. 그러기 위해서는 민주노총의 조합원들이 오늘날 민주노총이 어떻게 되어있냐 하는 정말 성찰과 반성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어 "민주노총은 아까 백낙청 선생 말씀대로 큰 힘을 받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보면 문제를 갖고 있다"며 "딱 하나다. 정파 갈등으로 민주노총답게 더 활기차게 더 하나 된 길을 못 걷고 있다. 올바른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한 "유구영 동지가 그렇게 갈망하던 민주노총이 중심이 된 노동자정당 건설 민주노동당을 만들었지만, 그 민주노동당이 끝내 분당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권 전 의원은 "오늘 유구영 동지 29주년을 맞으면서 저는 민주노총 초대 위원장으로서 우리 유구영 동지의 삶을 한번 되짚어보자. 성찰해 보자"면서 "민주노총 조합원 여러분 민주노총 건설이 자기 인생의 꿈이라고 한 유구영이 있었다. 그 유구영이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이루고자 했다. 그 유구영이 이런 민주노총을 만들고 싶어 했다. 그 삶을 되짚어보면서 올바르고 참다운 민주노총 길을 걸어갔으면 한다. 그것이 오늘 유구영 29주년을 맞는 의미"라고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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