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 문제 핵심 잘 짚었지만... '세금 통한 부동산 통제 안 하겠다'는 점 우려스러워"

최근 아파트값 상승이 가파르다. 때문에 정부는 지난 6월 27일 치솟는 아파트값 집기 위해 주택담보 대출을 6억 원까지로 제한하는 대출 규제를 내놓았다. 이를 두고 언론은 초강력 대책이라고 평가한다. 대출 규제 대책에 대해 의견을 듣기 위해 4일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과 전화 연결했다. 다음은 최 소장과 나눈 일문일답 정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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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 27일 치솟는 아파트값을 잡기 위해 대출 규제 대책을 내놨어요. 핵심은 주택 담보 대출을 6억 원까지로 제한한 것인데요. 이번 대책 어떻게 보세요?

"지금 우리나라 주택 가격 상승의 근본적인 원인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 시작된, 빚 내서 세 살고 빚 내서 집 사라 정책이거든요. 빚으로 떠받쳐서 전세가가 매매가를 올리고, 매매가가 전세가를 또 올리는 악순환이 무한 반복되고 있어요. 박근혜 정부 때는 가계 부채가 400조로 늘었고, 문재인 정부 때는 명시적으로 이런 정책을 펴지 않았는데 전세 대출이 문제가 되면서 결과적으로는 가계 부채가 비슷하게 늘었죠. 재임 기간이 물론 조금 다르죠. 윤석열 정부는 임기 5년의 반 정도를 했잖아요, 근데 대출은 또 200조 늘었거든요."

- 임기를 반 정도 했으니 가계 부채가 반이 늘었다면 똑같은 거네요?

"그렇다고 봐야죠. 가계 부채가 최근에 한 10년 사이에 1000조에서 2000조가 된 거예요. 가계 대출 증가가 주택 가격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이었죠. 서울과 강남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 상승 이끌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 규제는 방향을 잘 잡은 것 같아요. 주택 가격이 국토교통부가 가지고 있는 정책 수단보다는 금융, 통화정책에 의해 영향 더 많이 받는다는 게 여러 정부 거치면서 점점 더 뚜렷해지고 있죠. 처음 나온 정책이 관계 부처 합동으로 나오기는 했지만, 금융위원회 중심으로 나은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문제의 핵심을 잘 짚은 정책 방향 설정이었다고 생각해요."

- 그럼, 아파트 값을 잡는 데 효과가 있을까요?

"주택담보대출 상한 6억 원으로 영향을 받는 사람이 누구냐는 걸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어요. 그 한계를 설정했을 때 소득이 1억 원 미만인 사람들은 전혀 영향 안 받아요. 어차피 대출한도 정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소득에 따라 달라지는데, 연 소득 1억 미만인 경우 전혀 영향 안 받게 되죠. 연 소득 1억인 경우 최대로 대출받을 수 있는 금액이 6억 원 전후거든요. 그리고 주택 가격을 기준으로 보면 비규제 지역에서는 9억 원 이하, 규제 지역에서는 12억 원 이하 주택 또한 영향을 안 받죠. LTV가 비규제 지역은 70%고 규제 지역은 50%이기 때문이죠.

다주택자들이 수도권에서 주택 가격이나 소득과 상관없이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게 한 것은 수요 억제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이번 정책은 소득이나 주택 가격 기준으로 보면 핀셋 규제에 가까워요. 모든 주택이나 모든 소득자에 해당되는 건 아니라는 거죠. 그런 점에서 우려스러운 측면은 있어요."

- 어떤 게 우려스러워요?

"결국 소득이 1억 미만인 사람, 주택 가격 9억 원 이하, 그리고 비수도권은 또 전혀 영향을 안 받잖아요. 이번 대책은 어떤 면에서는 핀셋 정책이고 어떤 면에서는 핀셋 정책이 아닙니다. 소득과 주택 가격 기준으로는 핀셋 정책이고요. 핀셋 정책이 아닌 부분은 수도권 전체를 하나로 봤다는 거예요.

문재인 정부 때는 핀셋 정책으로 효율성을 담보하기 어려웠는데 그때 규제 지역 설정을 해놨었거든요. 근데 그 규제 지역이 시군구 단위 혹은 심할 때는 읍면동 단위까지 들어갔어요. 너무 좁은 지역을 설정하니 풍선 효과가 날 우려가 컸죠. 이번은 수도권 전체를 묶었기 때문에 지역적인 풍선효과는 좀 덜 하겠죠. 근데 우려되는 건 수도권하고 바로 붙어 있는 지역들이 있잖아요. 그런 데는 또 문제가 될 수 있겠죠. 그래서 엄청 강한 정책이라고 얘기하기는 어렵고 추가 대책이 필요할 수 있어요. 그런 면에서 어제(3일) 대통령께서 기자회견 하실 때 앞으로 나올 정책이 많다고 얘기하신 것 같아요."

"'세금을 통한 통제는 하지 않을 것' 메시지는 우려스러워"

- 왜 지금 아파트값이 오르는 걸까요?

"오세훈 시장이 토지거래 허가 구역을 2월에 해제했잖아요. 그때 이후로 주택 가격 상승세는 뚜렷해졌어요. 그리고 5월에 또 기준 금리가 낮아지면서 또 한 번 서울 아파트 주택 가격 상승세에 기름을 부었고요.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올라가던 주택 가격이 마용성 지역으로 확산되고 서울 전 지역까지 확산되는 게 거의 뚜렷해 보여요. 그럼, 앞으로도 계속 오를 것이냐는 좀 신중하게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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