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전쟁 격화 조짐 속 주요국가들 미국과 '연장전 협상' 사활

IE003492024_STD.jpg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 상대국들에 새로운 상호관세율을 제시하고 오는 8월 1일을 유예 시한으로 설정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속속 발송하면서 '트럼프발(發) 관세전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대다수 국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 유예 시한을 애초 지난 8일에서 다음 달 1일로 3주 정도 늦추면서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자국 이익을 최대한 지킬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됐다며 안도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상당수 국가에 대해 상호관세의 세율을 예전보다 높여서 제시하면서 예상 밖의 고율 관세를 얻어맞게 된 국가들은 반감을 공개적으로 표출하면서 향후 미국과 이들 국가 간의 통상 분쟁이 격화할 조짐도 드러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시간) NBC뉴스 인터뷰에서 현재 10%인 대부분 무역상대국에 대한 관세를 15% 또는 20%로 일괄 부과할 것이라고 말해 기본관세를 대폭 인상할 방침임을 밝혀 전 세계를 긴장시켰다.

또 최근 '반미(反美) 연합체'로 여겨지는 브릭스 정상회의를 주최한 브라질에는 지난 9일 당초 10%였던 관세율을 '50%'로 대폭 올려 부과하겠다는 서한을 발송했고, 미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캐나다에는 당초 25%보다 10%포인트나 높은 35%의 관세율을 제시했다.

특히 그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무역법 301조에 입각한 불공정 무역 조사 착수 방침까지 통보했다.

그는 서한에서 지난 2022년 브라질 대선 직후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쿠데타를 모의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는 것을 '마녀사냥'으로 지칭하면서 초고율의 관세를 제시해 관세를 다른 나라에 대한 내정 개입 수단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점까지 보여줬다.

브라질이 미국과의 무역에서 오히려 적자를 보는 가운데 예상 못한 '관세 폭탄'을 맞게 된 브라질 룰라 대통령은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룰라 대통령은 11일 "미국이 브라질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도록 싸우겠다. 그런데도 관세를 부과할 경우 우리도 50%의 관세로 보복 조처를 할 것"이라며 '항전 의지'를 다졌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역시 지난 7일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기존 24%에서 25%로 높아진 상호관세를 통보받은 뒤 미국을 향한 발언이 한층 거칠어졌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