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중' 시위에 맞선 시민단체들..."극우는 대림동에서 나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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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여기서 나가라고 해도 돼요? 그건 불법이잖아요."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 사는60대 여성은 자신을 '중국 동포'라 밝히며 "최근 '중국인은 대림동에서 나가라'는 시위를 많이 목격했다. 당사자로서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화가 난다. 나도 한국에서 일하고 세금도 똑같이 낸다. 답답한 마음에 극우세력에 반대하는 집회에 나오게 됐다"고 토로했다.

11일 대림동에서는 보수 성향 유튜버를 주축으로 윤석열 복권과 '반국가 세력과 중국 공산당에 경고한다'는 목적의 집회가 열렸다. 40여 명의 참가자들은 대형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었고 '온리 윤(ONLY YOON)', '윤 윈(YOON WIN)' 같은 문구가 적힌 물품을 소지했다. 참가자들은 "중국 공산당에 충성할 거면 중국으로 빨리 꺼져라", "선거개입 중단하라", "짱깨"라고 외쳤다.

일부 참가자들은 집회 근처에 서 있던 주민들을 향해 "왜 여기 모여 있냐"고 위협적인 행동을 가하기도 했다. 또한 현장에 나온 기자들에게 소속을 묻더니 <오마이뉴스> 취재진을 에워싸고 "여기서 당장 나가라"고 고함을 지르며 얼굴을 촬영하는 등 폭력적인 모습을 보였다. 경찰 제지 하에 현장을 벗어날 때까지 폭언을 반복했다.

'혐오'에 맞서 집회 나선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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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대림동에서 '혐중'의 언어만 맹공을 퍼부은 것은 아니었다. 여러 시민단체가 거리 곳곳에서 맞불집회를 열며 "중국인 혐오를 중단하라", "극우세력은 대림동에서 나가라"고 일갈했다. 또한 대림역 인근에는 '혐오는 자유가 아니다', '차별 없는 사회를 위해 함께하자', '대한민국 재외동포700만! 당신의 혐오는 재외동포에게 돌아간다'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렸다.

이날 '극우에 반대하는 서울 서부지역 사람들'이 주최한 기자회견에서는 '중국동포 혐오 규탄한다', '중국동포는 소중한 이웃' 등 손팻말을 들고 시민들이 모였다. 김세광 중국동포한마음연합총회 이사장은 "중국 동포들은 죄인이 아니다. 똑같이 일하고 자식을 키우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평범한 이웃들"이라며 "정치권은 더 이상 동포들을 정치 도구로 이용하지 말라. 차별 없는 사회를 함께 만들어가자"고 강조했다.

발언 연사로 나선 일본 극우 연구자인 30대 일본 여성은 "전 세계적으로 극우 세력이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경제 위기, 정치 불안이 심화할수록 조직적으로 움직이려고 한다"며 "진정한 적은 중국인도, 이주민도 아니다. 평범한 시민들의 생계와 복지를 위협한 책임은 정부, 대기업, 자본가에 있다. 일본에서 죄 없는 한국인이 차별받으면 안 되듯 한국에 거주하는 중국인과 모든 이주민도 혐오의 대상이 되어서는 절대 안 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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