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10여개 시민단체들은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앞에서 한화를 비롯한 야구팀의 모기업들이 살상무기를 생산하고 전쟁을 확대하는 데 앞장서는 현실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우주군사화와 로켓발사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주관하고 대전녹색당, 대전충남녹색연합, 동네방네 기후정의, 민주노동당 대전시당, (재)성프란치스코 평화센터, 제주녹색당, 탄소잡는채식생활네트워크, 팔레스타인 긴급행동 대전모임, 팔레스타인문화연대가 주최한 이날 기자회견의 목소리는 KBO 리그 올스타전을 위해 찾은 전국의 야구팬 시민들을 향해 있었다.
1부 사회를 맡은 '우주군사화와 로켓발사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희음은 "한화가 K9 자주포 등의 대량살상무기를 만들면서, 지상, 해양, 하늘, 우주 모두를 초국적 무기 산업의 자원으로 삼"고 있다면서 "범 LG 가의 하나인 LIG 그룹은 천궁 등 유도무기뿐만 아니라 드론 등 여러 무기 체계를 개발하고 KT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함께 전투기 생산을 위해 협력하고 기아는 군용차량을 개발하고 롯데는 방산 산업 장비 렌탈 사업을 통해 무기 전시회에 참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두산은 과거 방산 사업의 일부를 담당했던 부품 제조 기술을 활용하여 SMR(소형모듈원자로) 사업 확장에 힘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야구팀의 모기업 상당수가 무기생산과 관계돼 있다는 주장이다.
한화이글스의 팬이기도 한 '동네방네 기후정의'의 김은실 활동가는 "한화가 생산하고 수출하는 무기가 너무 많은 사람들을 죽게 만들 뿐 아니라 한화의 폭탄공장에서도 노동자들이 많이 죽었다"라고 실상을 공개했다.
대전충남녹색연합 문성호 상임대표는 "전쟁의 참화 속에서 피를 토하며 죽어가는 이웃들의 비명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전쟁으로 수출길이 활짝 열려 엄청난 수익을 내는 국내 방산 5대 기업(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 한화시스템)이 지난해 사상 처음 영업이익이 2조 원을 훌쩍 넘은 데 이어 올해는 3조 원대를 넘보고 있다"며 "이것이 우리가 탄핵광장 이후 다시 만날 세상이냐"는 질문을 던졌다.
제주의 강정마을에서 온 '우주군사화와 로켓발사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최성희 활동가는 한화시스템이 짓고 있는 제주의 한화우주센터가 지하수특별관리센터에 지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군사 기지와 전쟁과 학살에 관련된 산업이 제주를 파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평화를 상징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전쟁무기 생산이라고 쓰인 야구공 그림, 기업의 로고가 새겨진 포탄 모형, K-전차를 표현한 모형을 차례로 야구 배트로 날려 보내며 전쟁이 아닌 평화를, 죽음이 아닌 생명을 염원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희음 활동가는 '전쟁 중인 나라에도 어린이들이 있잖아 / 목숨 잃은 어린이들에게도 야구공이 있었잖아' 등의 가사가 담긴 자작 랩을 부르고, '탄소잡는채식생활네트워크'의 활동가들은 저항의 메시지가 담긴 팔레스타인의 민중 가요를 번안한 노래 '우린 굴복하지 않아'와 미얀마 민주화 항쟁의 노래를 번안한 '우리의 하루'를 합창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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