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오산역 근처에 위치한 오산이주노동자센터는 이주노동자 쉼터와 이주노동자 지역아동센터도 함께 운영한다. 이주노동자를 위한 맞춤형 종합복지관같은 느낌이랄까. 공공에서도 하지 못하는 것을 올해로 20년째 해오고 있는 장창원 대표를 만나 왜 이런 일을 하느냐고 물었다.
"왜 했냐고요? 지역에서 요구가 있었어요. 가장 취약하고 가장 낮은 자가 이제는 제가 보기에 이주 노동자예요. 이들을 위해 필요한 일을 하자 해서 지금까지 왔죠. 예전에는 3D 직종이라고 통상 불렀잖아요. 힘들고(Difficult), 더럽고(Dirty), 위험한(Dangerous) 업종에 주로 종사하는데, 저는 기후위기로 인해 Death가 추가됐다고 봐요. 4D죠. 기후위기속 재난은 공평하게 오지 않아요. 우리사회 가장 취약한 계층이 더 힘들잖아요. 이주노동자 주거권만해도 그래요. 선택의 여지가 없는 기숙사는 주로 컨테이너박스나 패널 가건물인데, 더위와 혹한에 취약하죠."
그가 명명한 4D업종에서 내국인 인력을 대체하는 이주노동자의 인력은 대체 불가가 됐다. 한국인이 기피하는 업종에 네팔, 캄보디아 등 먼 타국에서 온 노동자들이 4D 현장을 채우고 있는 것. 실제 이민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이주노동자의 경제유발 효과는 2026년 162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장창원 오산이주노동자센터 대표는 이주노동자의 노동권과 주거권을 개선하지 않으면 한국 사회의 생산성도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래도 열악했어요. 이주노동자가 일하는 공간의 환경은요. 그런데 기후 위기라는 재앙이 더 추가가 됐다고 할까? 예전에는 그냥 좁은 방에 에어컨 없어도 견딜만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40도가 웃도는 컨테이너 박스 안의 더위는 살인적이에요. 실제로 폭염에 일하다 죽는 경우가 발생하잖아요. 그런데 이들은 그런 더위에 노출돼 있다가, 일이 끝나고 돌아가 쉬는 공간도 편치 않다는 거죠. 이중고에요. 그런데 이제 한국 사회에서 이른바 3D업종은 이들이 없으면 돌아갈 수 없는 구조가 됐어요. 내국인은 힘든 일은 안 하니까. 그러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만 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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