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녹색연합이 대전오월드 주랜드 방사장 우리를 나왔다가 사살당한 퓨마 뽀롱이 사건 7년을 맞아 '구경거리로 태어난 생명은 없다'며 대전오월드의 동물 생태적 특성 보호 시설 전환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2018년 9월 18일. 대전오월드 주랜드 방사장에 있던 여덟 살 암컷 퓨마 뽀롱이는 사육사가 실수로 열어 놓은 우리 문을 나섰다가 오월드 뒤 야산에서 산탄총에 맞아 사살됐다. 특별감사 결과 대전오월드는 근무명령과 안전수칙 등을 지키지 않은 채 운영했음이 드러났다.
하루 근무조는 3명으로 구성되어야 했지만, 사건 당일 2명이 휴무라는 이유로 1명이 근무하고 있었고, 혼자서 사육장에 들어가서는 안 됨에도 보조 사육사 홀로 출입하며 청소 등 관리 업무를 하다가 실수로 우리 문을 열어 놓은 것이다.
이러한 열악한 근무 환경과 관리시스템은 7년이 지난 지금도 변함없이 그대로라는 게 대전충남녹색연합의 지적이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이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입수해 18일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퓨마 포함 중형육식사를 담당하는 대전오월드의 사육사는 총 5명이다. 이들이 곰사, 늑대 사파리, 소형육식사, 해양동물사, 호랑이사까지 모두 담당하고 있다는 것.
이는 총 5명의 사육사가 24종 92마리의 동물을 돌보고 있는 것으로, 이런 과중한 업무량은 사육사들이 동물들을 지속적으로 살피며 그들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고, 개별 개체의 특성을 이해하기 어려운 구조를 만든다는 것이다.
결국 종별 전문성을 가지고 동물을 대하는 것이 아니라 청소와 먹이주기 등의 단순 업무만 반복할 수밖에 없는 문제가 있다고 대전충남녹색연합은 지적했다.
그러면서 "관리하는 종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가 없으면 뽀롱이 사건에서 보듯 개체마다 적절한 마취제의 양을 제대로 파악하기도 어렵고, 종별로 서식지 주변에 머무는 특성이 있는지 멀리 이동하는 특성이 있는지 등을 알지 못한 채 가장 인간에게 쉬운 방법으로 동물을 대하게 되는 것"이라며 "생명에 대한 존중이 없다면 뽀롱이와 같은 비극적 죽음은 언제든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또 "대전오월드는 사육사를 더 확충하여 과중한 업무 부담을 덜고, 종별 전문성을 갖출 수 있는 업무 시간과 역할을 부여하여야 한다"고 촉구하고 "같은 공영동물원인 청주동물원의 경우, 사육사가 아닌 동물복지사로 명칭을 바꾸고, 동물행동학 등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을 실시하면서 청소와 먹이주기 대신 동물 개체별 특성을 파악하여 관리할 수 있는 방향으로 동물원 운영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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