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플라스틱' 해야 하는데... 여름만 되면 일회용 생수냉장고 열풍?

이재명 정부는 연내 탈플라스틱 로드맵을 마련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이것이 무색하게, 지난 여름 전국의 지자체에서는 거리마다 일회용 페트병 생수를 무상으로 나눠주는 '생수냉장고 사업'이 성행했다.

지자체에서는 폭염대책이라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생수 배포처 인근에는 대부분 냉수 공급이 가능한 음수대가 설치되어 있다. 오히려 공원에 설치된 생수냉장고의 영향으로 공원 내에는 페트병 쓰레기들이 투기되었고, 1인 1병이라는 제도의 원칙도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인기사업'이라는 이유로 지자체들은 내년에도 같은 사업을 시행할 것인가? 탄소중립과 탈플라스틱이라는 국제적 흐름과 국정 기조에 발맞춰 정책 방향의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IE003525094_STD.jpg

'인기사업' 명목으로 전국 지자체 시행되고 있는 생수냉장고

길거리에서 시민들에게 생수를 나눠주는 일명 '생수냉장고' 사업이 전국 각지에서 운영되고 있다. 해당 사업은 2020년 코로나19 시기 노원구에서 처음 시작되었다. 폭염 속에서도 선별진료소 앞으로 긴 줄을 서야 했던 시기였다. 코로나19는 까마득한 일이 되었지만 해당 사업은 '주민 인기사업'이자 폭염대책이라는 명분으로 순식간에 전국 지자체로 확산되었다.

여성환경연대는 8월 한 달 간 서울시 25개 자치구를 대상으로 생수냉장고 사업 운영 현황에 대해 질의를 진행했다. 그 결과 전체 절반이 넘는 13개 자치구가 산책로 등 거리 곳곳에서 생수냉장고 사업을 운영하고 있었다. 함께 취합한 시민 제보에 따르면 여성환경연대 질의에 응답하지 않은 동대문구·마포구·성북구 등 자치구 뿐 아니라 강원 정선군, 경기 군포시, 경북 영천시 등 전국 지자체에서도 생수냉장고 사업을 운영하고 있었다.

지자체별로 오아시스 냉장고, 생수터, 힐링냉장고 등 다양한 이름을 쓰고 있으나 모두 도시안전과에서 관할하는 폭염 안전대책의 일환이었다. 소요 예산을 묻는 질의에 대해 사업을 운영하는 13개 자치구 중 6개 자치구(강북구·광진구·금천구·노원구·중구·용산구)만이 응답했다. 그 결과 대부분 여름철 한두 달 동안 해당 사업에만 1억 원이 넘는 구 예산을 투입하고 있었으며 그 중에서도 노원구는 힐링냉장고라는 이름으로 무려 4억 원이 넘는 예산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IE003525105_STD.jpg

5곳 현장 모니터링 결과… 무분별한 이용과 쓰레기 투기 현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