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건국일 1920년이냐, 1948년이냐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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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보수세력의 주장 가운데 대한민국 건국일에 관한 억지는 무지의 소산으로 치부하기에는 끈질기고 집요하다. 또한 이를 그대로 믿는 사람도 적지 않는 편이다. 일반인의 경우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 한 탓으로 돌리면 되겠지만, 식자층에서도 그렇게 믿고 있어서 문제가 크다고 하겠다.

이들은 1948년 8월 15일이 대한민국 건국일이라는 것이다. 이날은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날이다. 이해 7월 17일 선포된 제헌헌법에 따라 정부가 구성되고 내외에 대한민국 정부수립을 선포하였다. 제헌헌법은 국호를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선택한 '대한민국'을 그대로 쓰고, 정체도 민주공화제를 채택하였다. 그리고 헌법 전문에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재건'한다고 밝혔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들 대한국민은 기미 삼일운동으로 대한민국을 건립하여 세계에 선포한 위대한 독립정신을 계승하여 이제 민주독립국가를 재건함에 있어서...

헌법은 분명히 '재건'이라 표기하였다. 그리고 1987년 개정된 제9차 개헌(현행헌법)은 전문에 다음과 같이 표기한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

뉴라이트가 '국부' 또는 '건국의 아버지'로 추앙하는 이승만은 1948년 7월 1일 국회 본회의 발언에서 헌법기초위원회가 만든 제헌헌법 "기미년 3월혁명에 궐기하여 처음으로 대한민국 정부를 세계에 선포하였으므로 그 위대한 독립정신을 계승하여 자주독립의 조국 재건을 하기로 함이라는 내용을 넣어달라"고 요청했다.(국회 속기록 1, 3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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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1948년 8월 15일 초대 대통령으로서 행한 대한민국 정부수립 기념사에서 연호를 '대한민국 30년'이라고 언급하여 대한민국이 1919년에 건국되었음을 분명히 하였다. 대한민국은 정부수립 후 제1호로 발간한 <관보>의 발행일을 대한민국 30년 9월 1일로 표기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대한민국임시정부공보〉를 모두 83호를 발행했는데, 대한민국 정부 공보처에서 이를 이어 <관보>를 발행하면서 발간 일자를 '대한민국 30년'으로 승계한 것이다.

뉴라이트가 득세하면서 건국절의 시비가 일었다. 뉴라이트 계열 역사학자들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대한민국 건국60년'이라며 역사왜곡을 시도했다. 그는 이어서 3.1절과 광복절 경축사에서 뉴라이트 역사관을 부추기고 정부의 주요 역사기관에 이들을 배치했다. 1948년의 건국론을 제기하고 건국절 제정을 시도했다. 국민의 완강한 저항으로 뜻을 이루지 못한 이들은 박근혜 정권에서 한발 더 나아가 국정역사교과서 편찬을 시도했다. 이 역시 성공하지 못했다.

윤석열 정부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왜곡된 역사관을 전수받아 역사관련 주요 기관에 이들을 임명하고, 이승만과 박정희를 추앙하는 '리박스쿨'을 지원하면서 어린 학생들에게 잘못된 역사관을 주입시켰다. 이들의 뿌리는 이처럼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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