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7일(현지 시간) 싱가포르 부킷메라뷰 ‘실버존(노인 보호 구역)’.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로 좁고 구불구불한 도로를 따라 차들이 서행했다. 빠른 속도로 실버존에 진입한 차도 굽이진 도로 때문에 속도를 줄일 수밖에 없었다. 실버존에 진입하는 차량이 자연스럽게 속도를 늦추도록 교차로를 ‘T’자가 아닌 ‘Y’자로 조성하는 등 여러 과속 방지 장치가 마련돼 있었다. 주민 재닛 추아 씨(64)는 “여기선 보행자가 보호받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이곳은 2014년 싱가포르에서 처음으로 실버존으로 지정된 도로다. 그 전엔 요양시설 등이 밀집한 주택가라 고령 보행자가 많은데도 호커센터(푸드코트)를 이용하거나 물류를 나르는 차량의 진입이 빈번해 사고 위험이 높았다. 그러나 실버존이 설치된 후엔 신호등이 없는데도 보행자에 맞춰 건널목 앞에서 차량이 먼저 멈추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올 10월 기준 싱가포르에는 이 같은 실버존 44곳이 운영 중이다. 2019년 기준 완성된 15개 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