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쏟아져들어온 급류... 대전 정뱅이마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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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대전광역시 서구 용촌동 정뱅이 마을에서는 갑작스러운 폭우로 제방이 무너져 마을 전체가 침수되는 심각한 수해가 발생했습니다. 주민 대부분이 고립되고, 주택과 비닐하우스, 논 등에 큰 피해를 입었으며, 복구 과정은 더디게 이어졌습니다.

2024년 7월 8일 저녁부터 10일 새벽까지 대전 지역에 156.5mm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습니다. 7월 10일 새벽, 용촌동을 지나는 호남선 철도 아래 갑천 제방이 터지면서 급류가 마을로 쏟아져 들어와 정뱅이 마을 29가구 중 27가구가 바로 침수됐고, 주민 36명이 고립되었습니다.

일부 주민은 2층 옥상이나 인근 산으로 긴급 대피하였고,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습니다. 이 과정에 일부 주민은 위험을 무릅쓰고 갑자기 밀어닥친 급류로부터 주민을 보호하기 위한 위험을 무릅쓰고 구조 작업에 참여하기도 하였습니다.

이 급류로 인해 단독주택, 비닐하우스, 논 등이 침수되는 등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으며, 농사는 사실상 중단되었습니다. 침수의 직접적인 원인은 철도 교량이 갑천을 횡단하는 지점에 하천의 만곡부가 있는데, 갑천의 늘어난 물(홍수)은 만곡부에 와류(소용돌이)를 만들었고, 이 소용돌이가 충분히 관리되지 않은 제방을 깎아내었으며, 약해진 제방이 결국 터져버린 것으로 추정됩니다. 일부 주민은 인근 산업단지 조성으로 빗물이 빠르게 마을로 쏟아졌다고 지적했고, 지자체는 자연재해임을 강조하며 제방을 보수하여 재발을 방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당시에 촬영된 영상을 보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큰 강우로 인해 하천 유량이 빠르게 늘어났으나, 제방을 넘칠 정도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하천설계기준을 넘어서는 호우로 인한 홍수였으므로 천재지변이라고 할 수도 있으나, 제방이 튼튼하였더라면 약간의 침수피해를 입었을지 모르지만, 제방 붕괴로 발생하는 큰 피해는 입지 않았을 것으로 짐작합니다. 인재(人災)와 천재(天災)가 결합된 형태의 재난이라 보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물이 빠진 후, 주민들은 콘크리트 벽과 바닥을 복구하고 장판, 벽지 등을 다시 까는 등 일상 회복을 시도하였습니다. 그러나 고온과 높은 습도로 인해 건물 복구·건조가 어려웠고, 논과 비닐하우스 복구에도 많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봉사단체와 외부 지원이 동원되어 건조기·선풍기 등 필요한 물품이 전달되었고, 심리적 응급치료도 병행되었습니다.

복구를 마친 후에는 마을 차원에서 재난 복구 감사 예술제가 열려 심리적 치유에도 힘썼습니다. 주민들은 피해 과정과 복구 과정, 공동체의 변화 등을 기록하고 예술로 승화시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2024년 8월까지도 많은 주택에서 복구가 완전히 이뤄지지 못하였고, 벽지나 바닥도 없이 임시 거주하는 집들도 있었습니다. 인력과 기상 여건 등으로 복구 작업이 더디게 진행됐으며, 주민들은 갑천 건너편의 산업단지 조성에 따른 재해방지대책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에서 마을 주민들은 복구비 부담과 트라우마를 안고 여전히 일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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