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속을 비웠습니다" 교수의 한마디에 담긴 노년의 진실

배변은 누구나 겪는 가장 기본적인 생명 활동이지만, 이를 편안하게 할 수 있는 조건은 모두에게 주어지지 않는다. 특히 노년의 삶에서는 배변 한 번이 하루의 표정과 활력, 심지어 인간으로서의 존엄까지 결정한다. 이 단순하지만 핵심적인 진실을 우리는 종종 잊고 살아간다.

병원에 계신 박중현 교수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기운 빠진 목소리였지만, 그 안에는 오래 막혀 있던 무언가가 풀린 사람만이 낼 수 있는 후련함이 담겨 있었다. 교수님은 잠시 숨을 고른 뒤 나직하게 말씀하셨다.

"한 선생, 오늘 오랜만에 속을 좀 비웠습니다. 며칠 동안 아무리 해도 안 돼서 정말 힘들었는데 겨우 배변을 하고 나니 기분이 너무 좋고, 잃었던 활력이 다시 돌아오는 걸 느꼈어요."

그 말은 들었을 때, 나는 단순히 '배변이 잘 됐구나'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 안에는 한 인간이 다시 몸으로 살아나는 순간, 그리고 다시 마음이 깨어나는 순간이 담겨 있었다. 나는 교수님의 이야기에 깊이 공감했다. 왜냐하면 그것이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노년의 삶에서 배변은 생존이자 존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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