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상담해도 화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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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고객은, 이렇게 착각하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단 한 사람, 당신의 전화만 기다리는 줄로.

나는 전화응대 업무를 하는 감정노동자다. 전화응대라는 감정노동을 종일 하다 보면, "왜 이렇게 전화가 안 돼요?", "통화 한 번 하기 진짜 어렵네" 등의 불만 토로를 한 번 이상, 반드시 듣는다. 이런 짜증 섞인 고객의 말을 듣는 중에도, 아직 나와 연결되지 못한 다른 고객은 수화기 너머 통화 연결음을 들으며 나를 기다린다. 이럴 땐 꼭 이 문구가 떠오른다. '용건만 간단히!'

고객의 입장에서는 기다리느라 상한 감정, 기다리느라 흘러간 시간, 기다리느라 지쳐버린 에너지가 아까워 불만을 토로해야만 할 것 같다.

그럼 전화응대 감정노동자, 즉 상담사의 입장에서는 어떨까? '저는 쉬지 않고 상담 중이었어요'라는 자신의 성실한 업무 태도를 피력할 문장이 목 끝까지 차오른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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