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던지는 충격"물이란 무엇인가요?" 이 질문을 던지면 대부분 잠시 멈칫한다. 너무나 당연한 것을 묻는 것 같기 때문이다. 우리는 물을 마시고, 씻고, 흘려보내며 살아가지만 정작 '물이 무엇인지' 깊게 생각해본 적은 거의 없다.
그런데 막상 답하려 하면 사람마다 전혀 다른 말을 한다. 어떤 사람은 상수도를 말하고, 어떤 사람은 하천을 떠올리고, 누군가는 지하수, 또 누군가는 빗물을 떠올린다. 전문가들조차 자기 분야의 물만 말한다.
이 모습은 마치 눈이 나쁜 사람들이 코끼리의 한 부분씩 만지고 "이게 코끼리다"라고 말하는 장면 같다. 다리를 만진 사람, 귀를 만진 사람, 꼬리를 만진 사람 모두 틀린 것은 아니지만 전체는 보지 못한다. 그래서 먼저 물어야 한다.
"도대체 우리는 어떤 물을 말하는가?"
그 답은 하나 — '물순환 안의 모든 물'물은 하나가 아니라 일곱 가지다.
● 보이는 물
① 빗물, ② 하천수, ③ 수돗물, ④ 하수
● 보이지 않는 물
⑤ 토양수(식생수), ⑥ 지하수, ⑦ 대기수(구름·습기)
지금까지 우리는 이 가운데 일부, 특히 눈에 보이는 물만을 관리해 왔다. 그러나 기후위기는 '보이지 않는 물'에서 먼저 시작된다. 토양이 마르면 폭염이 시작되고, 토양수가 사라지면 산불이 번지고, 지하수가 낮아지면 하천이 마르고, 빗물을 버리면 모든 재난이 빨라진다.
기후위기는 일곱 개의 물이 동시에 흔들리는 현상이다. 그래서 이번 시리즈는 '물을 조각이 아니라 전체로 보자'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한국형 물문제는 한국의 물순환에서 시작된다올해 초 대형 산불이 났을 때도, 한여름 폭염이 절정에 달했을 때도, 강릉에 가뭄이 들어 물이 끊길 위기에 처했을 때도 사람들은 똑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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