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삶 직결됐는데 참관 '불허'... 국민주권정부에서 일어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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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은 전남 곡성에도 있고 서울에도 있다. 모든 곳을 비춘다. 그렇지만 현재 대부분의 재생에너지 생산은 지역에서 이루어지고 수도권으로 보내지는 구조다. 지방은 전기를 생산해야 하는 곳이 아니다.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니 필요하면 여기저기 발전소와 발전 시설들을 세워도 되는 곳이 아니다. 여기에도 사람이 있고, 농지와 숲, 생명과 삶이 있는 곳이다.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선 논밭을 없애고, 산을 밀고, 바다를 어지럽혀야 한다. 그리고 그 발전시설 옆에는 여전히 삶이 진행중이다. 이미 지역에서 신재생에너지는 민간업체들에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해 농지와 산지가 깎여 대규모 태양광과 풍력이 곳곳에 들어섰고 더 들어올 예정 중이다. 지금의 사태를 가속화 할 '에너지고속도로'라는 이름으로 전국에 고압 송전선로와 변전소가 들어서려 한다.

환영받지도, 알려지지도 않았는데... 언제까지 주민들은 쫓아다녀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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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8일 전남 담양관광호텔에서 열린 신광주-신임실 345kv 2차 입지선정위원회 회의에 참관하러 갔다. 올해 여름 즈음 화순~곡성 154kv 송전선로와 변전소 입지선정위원회의 존재를 알게 됐고, 몇 차례 마을 분들과 참관하러 간 적 있었다. 뒤늦게 345kv 송전탑도 이미 회의가 진행 중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신광주-신임실 노선에는 광주, 담양, 순창, 곡성, 남원, 임실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장에 갔더니 문 앞에 용역사 직원들이 막고 있었다. 참관하러 간 주민들은 회의장에 들어가지 못한 채 문 앞에 서 있어야 했다. 현장에서 만난 관계자는 입지선정위원들의 투표로 주민 참관 여부를 결정한다고 알려줬다.

잠시 후 주민 참관을 못 하게 한다는 결정이 건네졌다. 154kv 송전선로-변전소 회의에서도 주민들은 입지선정위원들의 '허락'에 의해 입장이 결정되는 존재였다. 주민들은 '왜 우리는 당사자인데 허락 받고 들어가야 하냐'며 항의했지만 그때마다 가로막혔다.

참관 불허 소식을 들은 주민들은 '밀실 회의'라고 비판하며 투명성 있는 운영을 요구했다. 현장에선 용역사 직원과 한국전력공사 직원들이 제지했다. 주민들과 직원들은 열린 한쪽 문 앞에서 대치했고, 회의는 계속됐다. 한전 직원은 '본인들이 하는 것들이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업무집행 방해라고 경찰을 불렀다.

결국 주민에겐 한마디 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말할 기회는커녕 회의를 보고 들을 기회조차 없었다. 마이크가 주어지지 않은 주민들은 문에 매달린 채 목청껏 참관하게 해달라고, 이런 식의 입지선정위는 해체하라고 외쳤다. 주민들이 외칠 때마다 막고 있는 직원은 "조용히 하라"고, "회의 방해하지 말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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