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수로 6년 전의 일입니다. 장례를 준비하며 사별자들을 기다리는데, 한순간에 많은 사람이 우르르 빈소에 들어왔습니다. 어느 고인의 장례에 오신 건지 여쭤보자 모두 한 고인의 장례에 온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서로 모르는 사이였기에 어색해했습니다. 빈소에 흐르던 침묵을 깼던 것은 잠시 후 들어온 세 명의 사람이었습니다. 그 세 명 중 한 명의 여성이 와주셔서 고맙다며 먼저 온 사람들에게 반갑게 인사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그 여성에게 어떻게 오셨고, 고인과 어떤 관계냐고 묻자, 자신은 고인의 옆집에 사는 이웃이며 같이 온 두 명의 사람은 고인의 어머니와 동생이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장례를 마친 후 고인을 화로로 모시는 것은 수월한 일이었습니다. 참석한 사람들은 본인들이 나서서 상주를 맡고, 운구를 맡았습니다. 누구도 '무연고 사망자'의 장례라고는 생각지 못할 모습이었습니다. 고인을 모신 화로의 문이 닫힌 뒤, 관망실에서 유족 대기실로 사별자들을 안내하며 고인의 이웃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알고 보니 장례에 참석한 사람들은 모두 고인의 이웃이 부고를 알린 사람들이었습니다. 고인의 이웃은 고인이 사망한 뒤 고인의 동생과 어머니를 도와 집을 정리했습니다. 그러던 중 고인의 수첩을 발견했고, 혹시 몰라 내용을 보니 예전 직장 동료와 친구를 비롯한 여러 사람의 연락처가 있었던 것입니다. 고인의 이웃은 그들에게 고인의 사망 소식을 전달했고, 그 덕분에 많은 사람이 장례에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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