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직원들 "국민의힘 외에 정치자금 후원 지시 받은 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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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 교주 한학자 총재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신도들이 국민의힘 집단 당원 가입과 정치자금 후원을 인정하며 특정 정당을 후원하도록 지시가 내려온 건 당시가 처음이라고 진술했다. 다만 이들은 배후로 한 총재가 아닌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을 지목했다. 김건희 특검팀(민중기 특검)이 "한 총재가 아닌 윤 전 본부장을 따랐다는 것인가"라고 지적했으나, 신도들은 윤 전 본부장이 사건의 정점이란 취지의 진술만 반복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우인성)는 8일 정치자금법·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한 총재의 2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공판에는 통일교 및 산하 단체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는 신도들이 증인으로 나왔고 특검팀이 이들을 신문했다. 특검팀은 신도들의 메모와 문자 메시지, 수사 과정에서의 진술 등을 기반으로 통일교의 국민의힘 대거 입당과 후원의 이유가 한 총재임을 밝히고자 했다.

특검 "한학자가 중립? 그럼 왜 어기고 국힘 후원했나"

하지만 이날 오전 증인으로 나온 신도 A씨는 "(2022년) 20대 대선 전후 국민의힘 쪽에 후원금을 전달한 적이 있다"라면서도 "(한 총재가 아닌) 윤 전 본부장이 국민의힘 도당에 후원금 전달을 지시해서 나는 순종했다"라고 주장했다.

더해 "2022년 3월경 국민의힘 경남도당 위원장 등을 만난 이후에 윤 전 본부장에게 보고했다"라며 "윤 전 본부장의 지시에 순종하는 마음으로 후원금을 전달했을 뿐 다른 생각은 없었다. 후원금 전달이 통일교 5지구의 어젠다인 한일해저터널, 남북통일 실현에 큰 역할이 되길 바랐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총재는 특정 후보·정당을 지지하지 않고 정치적 중립을 이야기했다'는 내용으로 진술했다.

이에 특검팀은 '신도라면 한 총재의 말을 따라야 하는데 정치적 중립이 아닌 특정 후보·정당을 지지한 이유는 무엇인지' 추궁했다. A씨는 "윤영호에 순종했다"라는 말만 반복했다.

특검팀 오정헌 검사 : 통일교에서는 한학자 총재의 지시에 따르는 것이 종교적 의무죠? 한학자 총재 말씀을 어기면 안 되잖아요.
A씨 : (한 총재 말씀을) 어겨도 된다는 것보다 한 총재는 항상 본질만 말씀하십니다.

오 검사 : 그럼 한학자가 (2022년 3월) 특별집회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한 게 아니라 정치적 중립을 했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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