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세계화의 첫 발은 ‘말’에서 시작됐다

132583863.4.jpg인류가 말을 처음 길들인 건 기원전 제4천년기(기원전 4000년∼기원전 3001년)로 추정된다. 발견되는 말의 잔해가 이 시기 들어 급증했기 때문. 말은 탁월한 힘과 속력을 지녔지만 사람을 피하려는 본능이 강했다. 이에 운송에 쓰기 시작한 건 기원전 제3천년기(기원전 3000년∼기원전 2001년) 서아시아의 목축민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말 등’에 올라타는 것도 오래 걸렸다. 아시아 서부에선 말을 길들인 뒤에도 한동안 말타기가 재주를 부리는 등의 특별한 경우에만 행해졌다고 한다. 기원전 제2천년기(기원전 2000년∼기원전 1001년) 중반 고대 시리아 도시 ‘마리’의 왕이 받은 편지에는 “말 말고, 잡종 동물이나 더 위엄 있는 전차를 탈 것”을 권하는 대목이 나온다. 실제 전투나 세밀한 제어가 필요한 상황에서 말타기는 위험하고 신뢰하기 어려웠음을 보여준다. 말을 문명을 재편한 주역으로 조명한 책이다. 미국 콜로라도대 조교수이자 고고학 큐레이터인 저자는 몽골 초원에서 말의 뼈와 유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