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의 성추행,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정보라의 이 책 환상적이야]

132629772.5.jpg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히아킨토스’는 태양의 신 아폴론이 사랑했던 미소년의 이름이다. 2025년 SF(공상과학)어워드 장편부문 대상 수상작인 박애진 작가의 ‘히아킨토스’는 행성 하나를 들썩이게 할 정도로 아름다운 인간형 로봇, 즉 휴머노이드에 대한 이야기다. 작품 속 ‘유르베’ 행성은 지구 출신 이민자들이 만든 이상사회다. 시민들은 정착금과 참여소득을 받아 경제적 안정을 보장받는다. 왕이나 여왕이 다스리고 귀족이 존재하는 왕정에 신분제를 채택하지만, 신분은 평등한 시민들끼리 제비뽑기로 결정한다. 귀족이라 해도 일종의 인기 연예인 같은 영향력을 가질 뿐이다. 왕이나 여왕, 귀족의 역할을 맡은 사람들도 이런 점을 완전히 이해한다. 힘든 노동은 로봇이 하고, 제비뽑기로 뽑힌 ‘귀족’들은 로봇 동물을 사냥하는 놀이를 즐기며 자연을 보호한다.이런 완벽하고 안정된 사회에서 성추행 사건이 벌어지며 소설이 시작된다. 범인으로 지목된 자는 놀랍게도 완벽한 아름다움으로 모든 사람의 사랑과 동경의 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