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부터 달에 살아온 달토끼는 아주 중요한 일을 한다. 별 씨를 뿌리고 꽃이 피어나면 방아를 찧어 별 가루를 내고, 그걸 반죽하고 잘 구워서 새 별을 다는 일이다. 고되고 힘들지만 그만큼 보람찬 일을 평생 해온 달토끼는 이제 나이가 들어 후계자를 찾는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이을 달토끼의 후계자. 후계자 조건은 까다롭다. 총명하고 용감하고 성실하고 끈기 있고 건강하며 용모도 단정해야한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지원자가 안 나타난다. 기다리다 못해 직접 현장 채용으로 찾기에 나서지만, 만난 건 ‘진심으로 달토끼가 되고 싶다’는 거북이뿐이다. 아무리 지원자가 없어도, 어떻게 거북이가 달토끼가 될 수 있을까. 산속으로 바다로 계속 달토끼 후계자를 찾으러 돌아다니는 원조 달토끼. 후계자 조건을 거의 다 포기하고 이젠 ‘토끼이기만 하면 된다’고 기준을 낮추지만 여전히 따라다니는 건 거북이뿐이다. 토끼 분장까지 하고 나선 거북이의 진심이 통할까. 안 되는 게 없는 세상, 경계 없는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