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더 친숙한 입자 가속기 이야기[곽재식의 안드로메다 서점]

131125563.4.jpg한국이 입자 가속기 덕에 선진국이 됐다고 하면 어떨까? 과장 섞인 이야기이긴 하지만 밑도 끝도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입자 가속기라고 하면 물질의 근원이나 과학 이론의 밑바탕을 밝히는 실험에 쓰이는 해외의 대형 장비를 자주 이야기한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도 입자 가속기라고 할 만한 것이 있다. 바로 브라운관 방식의 구형 TV 속 부품인 전자총이다. 입자 가속기가 기본 입자라는 아주 작고 단순한 물질 알갱이에 강한 에너지를 실어서 원하는 데로 빠르게 쏘아 주는 장치라고 생각해 보자. 그렇다면 구형 TV의 전자총도 입자 가속기다. 작고 성능이 떨어지긴 한다. 그래도 20세기 초 처음 과학 연구에 입자 가속기를 쓰던 옛 과학자들이 본다면 TV의 전자총만 해도 쓸 만한 수준이라고 했을 것이다. TV는 1990년대 한국 경제의 전환기에 수출 산업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한 제품이기도 하다. 그 시절에는 한국 회사 한 군데에서만 1000만 대씩 전자총이 달린 TV 브라운관을 만들어 전 세계에 공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