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추방과 배제의 땅에 완성한 그들만의 ‘아름다운 정원’

131125540.4.jpg마치 세계인이 식물과 열병 같은 사랑에 빠진 듯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한 2020년, 영국에선 약 300만 명이 난생처음 정원을 가꾸기 시작했다. 미국의 한 종묘 회사는 봉쇄 시작 뒤 첫 3월 판매량이 144년 역사상 어느 때보다 많았다고 한다. 책을 쓴 영국 에세이스트 올리비아 랭 역시 그해 여름 식물과 사랑에 빠진 수많은 세계인 중 하나였다. 랭은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8월 영국 서퍽의 한 주택으로 이사했다. 평생 불안정한 주거 환경에서 살아온 그는 처음으로 뿌리내릴 거처와 정원을 갖게 됐다는 사실에 행복감을 느꼈다. 방치된 정원에 생명을 불어넣기 위해 가지치기와 잡초 제거에 몰입했고 잡초로 무성했던 ‘낙원’을 되살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책이 정원에 대한 평화로운 에세이로 읽힐 무렵, 갑자기 흐름이 바뀐다. 정원을 돌보던 그의 마음 한구석에 죄책감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모든 사람이 개인 정원에서 팬데믹을 이겨낼 수 있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