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 일을 마치고 집에 와서 책을 펴는 것은 쉽지 않다. 아니, 어렵다! 그것도 어쩌다 한 번이 아니라 매일 해야 한다면 더더욱. 그래서 우리 같은 범인(凡人)들은 이런저런 핑계로 TV를 켜고,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낸다. ‘오늘도 수고한 나에게 선물을….’ 이런 어디서 주워들은 힐링 어록으로 자신을 다독이며. 이 책의 저자는 그와는 정반대 인생을 살았다. 20년간 19개의 직업을 전전하며, 보고 경험하고 느낀 ‘삶’이라는 횟감을 변두리 횟집 할머니의 ‘투박한 칼질’로 썰었다. ‘OO상 수상작’ ‘세계적인 석학의 날카로운 통찰’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은’ 같은 현학적 수식어구에 혹해 책을 선택하는 우리에게 “이봐! 원래 글이란 그렇게 요란스러운 것이 아니야”라고 말하는 듯하다. ‘“이런 식으로 일하면 곤란하지. 고객이 왕이라는 말도 오르나?” 나는 멈칫했다가 본능적으로 변명했다. “하지만 왕이 한 명이라야 말이지요. 저는 매일 엄청 많은 왕을 섬겨야 하는 걸요.” 그러자 노인은 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