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식의 죽음을 다룬 영화 중에 문희융 감독의 ‘늙은 자전거’(2015년)는 죽은 아들이 남긴 손자와의 관계를 중심에 놓고 그 슬픔을 풀어간다. 조선시대 홍양호(洪良浩·1724~1802)가 세상 떠난 아들을 애도하며 쓴 연작시에서 어린 손자에 대해 읊은 내용을 연상시킨다.‘아들의 무덤에 곡하고 떠나며(哭別子墓)’ 5수 중 두 번째 수네 아이 이미 말할 수 있는데, 다만 엄마와 할아비만 부르는구나.네 아이 글자 배우기 시작하면, 차마 아비 ‘부’자 가르치지 못하겠지.조금 자라 아버지에 관해 묻는다면, 장차 무슨 말로 깨우쳐줄까.아이 목소리 점점 아비를 닮아가게 되면, 내 마음에 위로라도 될까 아닐까. 汝兒已能言(여아이능언), 但呼母與祖(단호모여조).汝兒始學字(여아시학자), 不忍敎以父(불인교이부).稍長若有問(초장약유문), 將以何語譬(장이하어비).兒音漸似父(아음점사부), 我心慰不慰(아심위불위).시인은 수려한 외모에 과거시험에 급제하여 집안을 빛낸 큰아들의 이른 죽음에 크게 상심했다. 아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