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업고 세상을 찍다

132623808.4.jpg전쟁통에 남편을 잃은 신자(이민자). 그의 인생은 자신의 딸을 구해준 청년 택(이택균)을 만나면서 요동친다. 사랑에 모든 걸 건 신자는 심지어 택과의 동거를 위해 딸을 남의 집에 맡긴다. 하지만 죽은 줄 알았던 택의 옛 연인이 돌아오면서, 택은 신자를 떠나게 되는데…. 서울 성북구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전시관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 ‘무관한 당신들에게’는 이 영화로 시작해 이 영화로 끝이 난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영화감독 박남옥(1923∼2017)이 남긴 단 한 편의 작품, ‘미망인’이다.박 감독의 촬영 현장은 투혼 그 자체였다고 한다. 때는 1955년. 그는 한 살배기 딸을 등에 업은 채 한 손엔 장비를, 다른 손엔 기저귀 가방을 들고 현장을 지휘했다. 제작비가 모자라 아침마다 손수 장을 봐와 스태프들에게 밥을 지어 먹였다. 애초에 언니에게 돈을 빌려 시작한 작업인지라 제작사 이름도 ‘자매영화사’였다. 주연으로는 개인적으로 친했던 배우 이민자를 앞세웠고, 스태프들 역시 지인들로 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