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 밥의 싸움…일제시대 소작쟁의는 왜 일어났나[청계천 옆 사진관]

132632591.1.jpg● 찬 바람 부는 해안가에 앉은, 이름 없는 얼굴들 남루한 옷차림의 남녀노소가 목포경찰서 앞 해안가에 앉아 있었습니다. 허리춤에는 흙먼지가 묻어 있었고 맨발의 사람도 있었습니다. 누군가는 손을 모아 기도했고 누군가는 고개를 숙인 채 멍하니 바다를 바라보았습니다. 그들 앞에는 높은 경찰서 담장과 총을 든 경찰들이 서 있었습니다. 하늘에는 바람이 세차게 불고 있었습니다. 소작료를 내지 못한다고 항의하다 경찰에 잡혀 간 마을 사람들을 석방하라는 시위를 하기 위해, 배를 타고 육지로 나온 농민들과 가족들입니다. 연좌시위를 마친 후 사람들은 한 단체가 제공한 실내로 들어와 쉬다 신문기자의 카메라 앞에 섰습니다. 두건을 두른 여성들이 맨 앞줄에 먼저 앉았습니다. 사진 속 인물들은 이름이 없었습니다. 설명에는 그저 “도초도 소작인 노략(老弱)”이라 표기돼 있었을 뿐입니다. 늙고 약한 소작농들은 구호를 외치지도 않고 무기를 들고 있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정면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절망과 분노가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