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가 김초엽(32)이 2023년 글을 쓰려 태국 치앙마이에 체류할 때였다. 부모님이 오셔서 택시 투어를 예약해 뒀다. 그런데 기사는 약속 시간을 훌쩍 넘긴 뒤 나타났다. 한국이라면 ‘상식적이지 않은’ 일이다. 어찌저찌 투어를 끝냈는데, 아버지가 한참 뒤 차에 옷을 두고 내린 걸 깨달았다. 혹시나 싶어 연락했더니, 기사는 상당히 먼 길을 흔쾌히 돌아왔다. 이런 여유로움도 한국이라면 그리 ‘상식적이지 않은’ 경우 아닐까. 25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난 김 작가는 “외국에 나가면 평소에 가진 우리 상식이 통하지 않는 경험을 종종 한다”며 “상식이란 게 실은 조금만 벗어나도 크게 의미 없는 거구나란 생각을 많이 한다”고 했다.그런 체험 덕분일까. 27일 출간하는 그의 세 번째 소설집 ‘양면의 조개껍데기’(래빗홀·사진)는 상식을 뛰어넘는 별종(別種)들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본인이 인간이 아닌 다른 종(種)이라고 믿는 ‘아더킨’과 내면에 두 개 이상의 자아를 지닌 ‘셀븐인’,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