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희 기자의 따끈따끈한 책장]아이의 ‘읽기 독립’, 세상을 향한 첫발

132681467.1.jpg독서하는 장면을 그림으로 남긴 유명한 화가들이 많다. 르누아르, 마티스, 피카소에 이르기까지. 예술가들이 독서라는 사적이면서도 정적인 순간에 주목한 건, 읽는 행위가 주는 감성이 그만큼 매력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책을 매개로 자기 안에 깊이 몰입한 사람에겐 보는 이까지 끌어당기는 어떤 힘이 있다. 사색 속의 고요함, 집중, 몰두와 평안. 책 읽는 모습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건 최근 뜻밖에 목격하게 된 ‘독서의 장면’ 때문이다. 내년에 학교 입학을 앞둔 둘째와 함께 도서관에 갔는데, 몇 권 재밌어 보이는 책을 뽑는가 싶더니 혼자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언젠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바로 그때가 될 것이라고 미처 예상치 못했던 순간이었다. 아이들이 어릴 땐 부모가 곁에 끼고 책을 읽어주는 게 일이고, 나 역시 그랬다. 목이 아플 때까지 읽어줬다. 심지어 만화책도 읽어달라고 해서 연기와 내레이션을 동시에 하다 “이건 진짜 아니지 않냐?”고 묻기도 여러 번 했다. 한글을 빨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