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무대 아래서 인연을 그리다

132688954.1.jpg“살다 보니 가족이든 친구든 동료든 내 의지로 되는 것이 아니었어요. 그래도 사람은 인연의 그물 안에서 살 수밖에 없는 존재이고, 그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면 되는 거라고.” 곱슬머리의 여자, 그물 무늬 재킷을 입은 사람, 격자 모양이 그려진 벽지 앞에 누운 사람…. 서울 종로구 갤러리마리에서 그림 곳곳에 구불구불한 선이 보이는 연작 그림 ‘인연, 그물’을 선보인 가수 김완선 씨(56)는 최근 전시장에서 만나 이렇게 말했다. 전시장 한쪽엔 김완선 씨의 그림이, 다른 쪽엔 밴드 ‘산울림’의 김창훈 씨(69)가 그린 추상화들이 걸렸다. 이 전시는 무대 위에서 주목받는 삶을 살았던 두 뮤지션이 솔직한 내면을 표현한 그림을 모은 ‘아트 비욘드 페임(Art Beyond Fame)’이다. 지난달 15일 개막해 김완선 씨의 작품 10여 점, 김창훈 씨의 작품 100여 점을 선보인다. 두 사람이 함께 전시를 열게 된 건 40년 전 음악으로 맺어진 인연이 계기가 됐다. 김창훈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