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공자의 연구 도전… 평등이 만든 과학 혁신[곽재식의 안드로메다 서점]

132725333.4.jpg조선 시대 양반들에게 출세란 대체로 높은 벼슬자리에 오르기 위한 싸움이었다. 벼슬자리의 숫자는 정해져 있으므로 누가 한 자리를 차지하면 그만큼 내가 차지할 수 있는 자리는 줄어든다. 이런 조건에서는 내가 잘해서 좋은 평가를 받아 벼슬자리를 차지하는 방법 못지않게 남을 공격하고 비난해서 그 사람이 나쁜 평가를 받게 해 벼슬자리에서 쫓아버리는 것도 내 출세에 도움이 된다. 이런 식으로 한정된 벼슬자리를 놓고 싸우는 일 따위에 몰두하게 되면 최대한 남을 깎아내릴수록 내게 이득이라는 생각에 젖게 된다. 남이 떨어져 나가고 불행해지는 것이 내가 붙는 길이고 행복해지는 길이라는 감각을 갖고 살게 된다는 뜻이다. 그런데 과학 기술의 세계는 이런 식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대개 과학은 발전에 공을 세운 사람이 누구든 간에 그 혜택은 모든 사람이 다 같이 누리기 마련이다. 과학자가 천연두 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해내면 세계의 모든 사람이 천연두를 앓지 않는 혜택을 누리게 된다. 벼슬자리 경쟁과는 다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