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가뭄에 시달리며 냄새나는 물로 근근이 살아가는 중국 서북부. 바람이 불면 황토 먼지가 뺨을 할퀴고 시야를 뿌옇게 가리는 작은 동네. 이곳에서 자란 주인공 ‘수이와’는 어머니가 쥐여준 찐빵 3개와 20위안(현재 환율로 약 4000원)을 들고 탄광지로 향한다. 죽을 고비를 넘겨 가며 손에 쥔 돈. 수이와는 탄광을 떠나 밤에도 불빛이 있는 성도(省都)에서 남의 구두를 닦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푼돈을 모아 베이징으로 간다. 야경은 휘황했고, 수이와는 그런 초고층빌딩 외벽을 닦으며 다달이 1800위안을 번다. 그러나 그의 아슬아슬한 사다리 타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다시금 올려다본 행선지는 ‘인공 태양이 작열하는 우주’다. 책에 수록된 단편 8편 중 넷플릭스 시리즈 ‘삼체’로 잘 알려진 중국 작가 류츠신의 ‘중국 태양’의 줄거리다. “머잖은 미래에 실현될 만한 과학기술이 등장한 사회”를 다룬다는 합의 아래 한중일 작가 8명이 의기투합해 단편 과학소설(SF)집을 펴냈다. 류츠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