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주단옥→다마코→올가 송… 기억해야 할 ‘사할린의 아픔’

132236020.4.jpg1995년 광복 50주년 3·1절 기념 문화축제에서 조선총독부 건물 철거가 공식적으로 발표됐을 때 ‘철거 대신 다른 곳으로 옮겨 보존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많을 테고 철거의 이유도 분명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불행했던 역사도 잊지 않기 위해 남겨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경복궁을 가리는 그 자리에 있을 필요는 없고, 어딘가 상징적인 곳으로 옮겨 힘 없는 나라의 말로가 어떤 것인지 묵언의 징표로 삼는다면 그 또한 훌륭한 의미가 있지 않을까. 역사가 기억하지 않는 이들을 문학으로 조명해 온 작가가 일제강점기 말기 일자리를 준다는 말에 속아 사할린으로 끌려간 사할린 한인 1세대의 삶과 아픔을 담담한 필치로 담았다. 주인공은 주단옥에서 야케모토 다마코, 다시 주단옥, 올가 송까지 수십 년 세월이 흐르는 동안 이름과 국적이 몇 번이나 바뀐다. 그와 주변 사람들의 삶을 통해 국가란 과연 무엇인지, 그때는 상상도 할 수 없었을 만큼 좋은 세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