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아메리칸드림 너머 어느 이민자의 초상

131164952.4.jpg파키스탄계 미국인으로 희곡을 써서 퓰리처상을 받은 ‘엘리트’. 그러나 현실에서는 백인들에게 ‘테러리스트의 민족’으로 배척당하는 이민자. 그리고 또 한쪽에선 무슬림의 배타적 면모를 비판했단 이유로 ‘무슬림의 정체성’을 지지하지 않는 미국인이라 비판받는 인물. 소설의 주인공은 아야드 악타르. 9·11테러 이후 심해진 이슬람 혐오로 느끼게 되는 정체성의 혼란을 그린 희곡 ‘수치’로 퓰리처상을 받은 저자처럼, 악타르도 퓰리처상을 받은 작가다. 결국 어느 쪽에도 속하지 못하는 이 인물. 저자와 이름이 같다 보니 독자는 마치 자전적 에세이를 읽는 착각에 자꾸 빠진다. 하지만 실은 교묘히 허구가 섞여 있다. 그중 가장 흥미로운 창작은 바로 저자의 아버지다. 파키스탄에서 의대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이민 온 아버지는 1993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심장 주치의로 잠시 일한 적이 있다. 부동산을 비롯한 각종 투자에 손을 대며 언제나 ‘돈’과 ‘실익’을 따진다. ‘기회의 땅’ 미국을 사랑하는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