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책을 읽다 보면 종종 사소한 것이 궁금해질 때가 있다. 예를 들면 경복궁 화장실은 어떻게 생겼을까…. 궁궐도 사람 사는 곳이니 분명 화장실이 있었을 텐데, 어떤 사극이나 영화에서도 그런 모습은 보여주지 않으니 말이다. 목욕탕도 비슷하다. ‘목욕재계(沐浴齋戒)’라는 말이 있으니 분명 씻는 곳이 있었을 것 같은데, 출퇴근하는 벼슬아치들이야 집에서 씻는다 해도 궁녀나 내시처럼 궁에서 사는 사람들이 어디서 어떻게 씻었는지는 잘 알 수가 없다. 이런 엉뚱한 생각을 해온 사람이 또 하나 있었다.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사인 저자가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인류의 목욕 역사를 총정리했다.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목욕 흔적인 인더스 문명의 모헨조다로 유적에서부터 고대 로마, 중세 유럽, 북미와 핀란드의 목욕 문화와 삼국 시대에서 현재에 이르는 우리의 목욕 문화까지 ‘동서고금’을 아우른다. 다른 나라의 신기한 목욕 모습과 그 안에 담긴 문화를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저자는 목욕이 단순히 몸을 씻는 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