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사진으로 만나는 ‘서울 살이’ 연대기

131165014.4.jpg1970년대 서울 외곽 초등학교 저학년에겐 2부제 수업이 일반적이었다. 한 주는 오전에, 다음 주는 오후에 수업이 진행됐다. 한 교실을 두 학급이 나눠 쓰려다 보니 벌어진 일이었다. 불어난 학생 수를 인프라가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1977년 초등학교에 입학한 저자의 2부제 수업 경험은 스무 명 남짓한 인원이 수업을 받는 요즘 교실 풍경과는 확연히 다르다. 신간은 1960∼1990년대 서울의 미시사를 들여다본다. 서울시청, 부산시립박물관 등을 거쳐 현재 부산근현대역사관에서일하고 있는 저자가 썼다. 1954년에는 전차 내부를 개조한 ‘전차 교실’이 있었다. 1960년대 초반까지 ‘세계 제일의 콩나물 교실’로 유명했던 동대문구의 한 초등학교는 한 학급에 90여 명이 편성됐다. 신입생들은 운동장에서 3부제 수업을 받았다. 저자는 전쟁의 상처가 가득한 서울에 갓 도착한 60년대의 이주 농민, 새벽마다 연탄을 갈던 70년대의 주부, 만원 버스 틈바구니에 여린 팔로 매달렸던 80년대의 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