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13년 10월 11일. 도버 해협 근처 바다에서 한 남성의 부패한 시신이 떠올랐다. 시신을 발견한 이들은 곧바로 2주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실종자를 생각해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일간지 1면을 장식했던 그 유명인 말이다. 유가족이 도착한 뒤에 추측이 들어맞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시신은 독일 기계공학자 ‘루돌프 디젤’(1858∼1913)이었다.미국 소설가인 저자가 디젤의 인생을 다룬 논픽션이다. 디젤의 삶과 사망을 마치 한 편의 추리 소설처럼 흥미진진하게 풀어냈다.1858년 디젤은 프랑스 파리의 독일계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어린 시절부터 공방에서 일하며 기술을 익혔다. 뮌헨공대에서 공학을 전공하고 수차례 도전한 끝에 1897년 ‘디젤 엔진’을 만들었다. 기존 증기기관보다 훨씬 높은 연료 효율을 자랑한 디젤 엔진은 혁신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석탄·석유 기업들은 디젤 엔진의 확산을 경계했다. 디젤 엔진이 석탄으로 작동하는 기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