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2월 서울시가 강남구와 송파구를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제외했다가 한 달 만에 이를 뒤집으면서 부동산 시장은 크게 출렁거렸다. 강남, 서초, 송파구를 뜻하는 ‘강남 3구’는 대한민국 성장의 상징이자 욕망의 집결체다. 강남구 하나만으로도 부산이나 인천의 70%에 달하는 지역내총생산을 기록한다. 미슐랭 가이드에 오른 맛집도 가장 많다.‘도시문헌학자’인 저자가 40여 년간 강남 3구에서 살며 경험하고 관찰한 내용과 정부 보고서, 도시계획가들의 증언 등을 바탕으로 강남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조망한다. 한국 현대사의 압축판과 같은 다양한 개발의 참여자, 실패와 성공이 뒤엉킨 역사가 펼쳐진다. 불패 신화로 불리는 강남도 미완의 계획에서 시작됐다. 군사안보적 목적에서 개발이 시작됐지만 1970년대 들어 정부는 수도를 충청권으로 옮기는 ‘임시행정수도 백지계획’(건설계획)을 추진하며 강남 개발에 미온적이 됐다. 그 뒤로는 민간의 욕망이 정부의 역할을 대신했다. 재벌기업부터 원주민인 농민, 강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