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서구’는 허구다… 단일문명 아닌데도 꿰맞춘 신화

131941288.4.jpg‘역사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고대 그리스 역사가 헤로도토스. 그가 펴낸 책 ‘역사’는 오늘날 서양 최초의 역사서로 여겨진다. 또한 ‘서구 문명’이 그리스·로마에서 중세와 르네상스를 거쳐 근대 유럽과 미국으로 이어졌음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책 ‘만들어진 서양’에 따르면 헤로도토스는 오히려 정반대의 시각을 지니고 있었다. “고대 그리스인은 자신을 유럽인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세계를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것도 우스꽝스럽다는 견해를 갖고 있었다고 한다. 서양이 ‘단일한 문명’이라는 기존 통념에 도전장을 내미는 책이다. 역사는 “해석과 권력에 의해 재구성된 결과물에 불과하다”며 서구 문명을 뒷받침하는 역사적 기틀이 환상에 불과하다고 단언한다. 저자는 오스트리아 빈대학에서 고전 고고학을 가르치는 영국 출신 교수. 주석과 참고문헌을 담은 분량만 78쪽에 이를 정도로 방대한 자료와 근거를 토대로 이 책을 썼다. 책은 서양 문명의 경계선 혹은 주변부에 있던 역사적 인물 14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