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베르 카뮈의 소설 ‘이방인’에서 주인공 뫼르소는 “태양이 눈 부셔서” 권총을 들지만, 실은 “뜨거워서”가 아니었을까. 손에 총이 있었다면, 태양을 향해 쏘고 싶을 정도. 태양이 화살처럼 작열해 내리꽂힌다는 게 이런 걸지도. 이런 날씨는 중간에 차가 고장 났다고 거짓말이라도 하고 돌아가고 싶을 정도다. 가만히 있어도 화가 치밀어 오르는데, 가장 싫어하는 상사와 단둘이 여름휴가를 떠난 느낌이랄까. 그렇게 짜증 반, 화 반으로 도착한 강원 평창군 오대산 월정사(주지 퇴우 정념 스님) 선재길 입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내렸는데…, 상사가 갑자기 ‘바람과 함께 사라졌다.’ 짜증과 화, 폭염을 모두 데리고.지난달 30일 찾은 오대산 선재길은 월정사 일주문 전나무숲길부터 월정사를 지나 상원사까지 계곡을 끼고 걷는 약 9㎞의 순례길이다. 아름드리 전나무가 울창한 산림 속을 폭포처럼 쏟아지는 계곡물에 취해 걷다 보면 폭염, 무더위, 열대야는 딴 나라 이야기가 되버린다. 이런 인기가 더해져 ‘오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