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드덕, 날갯짓만 했을 뿐인데 비둘기에게 따가운 눈총이 쏟아진다. 한때 정보 메신저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비둘기가 도심의 ‘유해 동물’로 전락한 건 비교적 최근 일이다. 비둘기는 고대 페르시아에선 전령으로 활약했고 제1, 2차 세계대전에서 적군의 이동에 관한 결정적 정보를 전달했다. 20세기 중반 미국 서민에겐 유용한 단백질 공급원이기도 했다. 그러나 전신과 휴대전화가 보급되고 공장식 닭 사육이 가능해지면서 비둘기는 설 자리를 잃었다. 높은 지능과 번식력은 되레 혐오의 명분이 됐다. 연구 결과 비둘기는 이들의 배설물을 흡입하지 않는 이상 병균을 옮기지 않는다. 산성비만큼 건물에 해롭지도 않다. 이 책은 비둘기처럼 애꿎게 혐오의 대상이 된 동물들의 편에서, 이들을 향한 인식의 변천사를 짚는다. 과학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과 이기심 등이 동물에 ‘골칫거리’ 이미지를 덧씌웠다고 주장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세계 곳곳의 동물행동학자, 야생동물 보전활동가, 토착 원주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