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개의 위패를 모신 진주성 의기사(義妓祠) 마당에 대숲이 일렁였다. 평양 부벽루, 경남 밀양 영남루와 함께 국내 3대 누각으로 꼽히는 경남 진주 촉석루 바로 뒤 사당이 의기사다. 임진왜란 중 왜장을 껴안고 남강에 몸을 던질 때 논개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성 맞은편 남강 변 대숲은 낮에는 겨울 햇살, 밤에는 희고 둥근 달 모양의 조명을 받아 일렁였다. 그 길의 이름은 남가람별빛길이라고 했다. 진주에 다녀온 후 마음속에 내내 대숲이 일렁인다.》● 문화가 있어 빛나는 밤 풍경 혹자는 진주의 야경이 체코 프라하보다 예쁘다고 했다. 확실한 것은 진주 사람들에게 심장 같은 존재인 진주성 성곽이 낮보다 밤에 또렷하게 드러난다는 점이다. 진주의 밤을 비추는 조명은 노랑도 주황도 아닌 그 중간 어디쯤의 빛이어서 오묘하게 깊은 맛이었다. ‘이래서 진주 사람들이 진주성 야경을 꼭 보라고 했구나.’ 세계적 건축가 르코르뷔지에를 사사(師事)한 고 김중업 건축가(1922∼1988)가 남긴 경남문화예술회관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