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넘버3’에 나오는 명장면 하나. 송강호가 부하 조폭들에게 ‘헝그리 정신’에 대해 가르치다 이렇게 얘기한다. “거 누구야, 현정화! 걔도 라면만 먹고 육상해서 금메달 3개씩이나 따버렸어.” 눈치 없는 부하는 ‘진실’을 말한다. “임춘애입니다. 형님.” 일순간 흐르는 정적. 무식이 탄로 난 송강호은 말한다. “나가 있어.” 그리고 ‘퍽, 퍽’ 소리와 함께 무자비한 폭행이 시작된다. 임춘애가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에서 누구도 예상치 못한 금메달 3개를 딴 지 벌써 40년 가까이 지났다. 무명 선수에서 육상 3관왕(800m, 1500m, 3000m)에 오른 임춘애는 일약 ‘신데렐라’가 됐다. 하지만 송강호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그는 여전히 ‘라면 소녀’다. 당시 그를 가르친 코치가 열악한 운동부 환경을 얘기하며 “간식으로 라면을 먹는다”고 얘기한 게 그가 라면만 먹고 금메달을 3개나 딴 것으로 곡해됐다. 이후 그는 인터뷰 때마다 사실이 아니라고 얘기했고, 코치 역시 과장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