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8폭 병풍 벌레먹은 구멍만 1만개, 매일 12시간씩… 구멍 메우는데만 3개월

131178850.5.jpg조선 3대 누각 중 하나로 꼽히는 평양 부벽루(浮碧樓)에서 성대한 연회가 열렸다. 도과(道科·각 도 감사에게 명해 실시한 특수한 과거시험)에 급제한 두 유생을 위한 환영회다. 평안감사 오른편엔 관복으로 갈아입은 유생이 앉았고, 뜰에선 줄타기와 극놀이가 한창이다. 부채질하는 양반, 아이를 옆구리에 낀 여인 등 수백 명의 구경꾼이 잔치의 규모를 짐작하게 한다.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이 10일 공개한 ‘평안감사도과급제자환영도’ 8폭 병풍(가로 5m, 세로 1.7m) 가운데 6번째 화폭의 내용이다. 19세기 초 제작으로 추정되는 이 병풍은 미국 매사추세츠주 피보디에식스박물관(PEM)이 1927년 일본 고미술 무역상으로부터 매입해 소장 중이다.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과 리움미술관이 1년 4개월에 걸쳐 보수했다. 보존 처리를 위해 2023년 11월 국내로 들여온 병풍엔 벌레 먹은 구멍이 약 1만 개에 이르렀다. 8폭은 낱장으로 분리된 채였고, 전반적으로 꺾임과 갈라짐 등 손상이 큰 상태였다. 남유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