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르네상스 시기 이탈리아 도시국가의 군주들은 자신의 궁에 ‘스투디올로’라는 작은 전시용 방을 만들었다. ‘서재’라는 뜻이지만 책을 읽는 장소는 아니었다. 오히려 값비싼 보석과 회화, 조각 등을 배치해 군주의 권력을 과시하기 위한 수단에 가까웠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그들이 지적인 것처럼 포장을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인문주의와 예술이 발달했다고 분석한다. 15∼19세기 동서양의 수집과 진열 문화를 살펴보는 책이다. 서양 중세와 르네상스 미술 연구자인 어머니와 청나라 및 조선의 궁중회화를 연구하는 딸이 함께 지었다. 서양의 경우 15, 16세기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와 16, 17세기 알프스 북쪽에 있던 신성로마제국을 살펴본다. 동양은 중국의 오랜 수집 역사를 계승하려 했던 청나라와 한양의 문인을 중심으로 이뤄졌던 조선의 수집 문화에 주목한다.근대적 미술 작품 배치의 기본을 확립해 ‘최초의 미술관’으로 불리는 이탈리아 피렌체의 ‘우피치’는 스투디올로의 발전적 형태다. 르네상스 시대 예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