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는 설사 수백억 달러가 든 연구가 실패해도 연구자를 해고하지 않는다는 철칙이 있다고 한다. 그 연구에 대해 가장 많은 경험과 지식을 얻고, 고민을 한 사람이 바로 그 ‘실패한 연구자’이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가장 성공 가능성이 높은 연구자도 ‘그’라는 것이다. 오늘날 NASA가 항공 우주 분야의 대명사로 쓰이게 된 것은 이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철학 때문이었다. 그런데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게 그렇게 말처럼 쉬운 일일까. 두려워만 하지 않으면, 실패를 거듭하다 보면 어느 날 저절로 성공하는 건가. 실패에서 배워야 한다고 하지만 뭘, 어떻게 배워야 하는 걸까. 2021년 문을 연 ‘카이스트(KAIST) 실패연구소’가 3년여에 걸쳐 KAIST 학생들은 물론이고 세대와 분야를 넘어 ‘실패에서 배우는 법’을 고민하고 연구하고 실험한 결과를 담았다. 저자들은 우리 사회에서 ‘실패에서 배우기’가 쉽지 않은 것은 개인의 의지나 능력 탓도 있겠지만, 그보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