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랑이가 아시아를 대표하는 맹수라면 아프리카의 맹수는 사자다. 사자는 예술 작품과 휘장의 모티브로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다. 심지어 사자가 살지 않는 동아시아에서도 수많은 예술 작품에 호랑이 못지않게 등장한다. 한국과 중국에선 고대, 중세 건축 석조물의 단골 메뉴이고 지금도 프로야구팀과 많은 대학의 마스코트로 사랑받는다. 직접 본 적도 없는 아프리카의 맹수가 어떻게 전 지구적으로 사랑받는 동물이 됐을까. 빙하기를 견디게 한 사자 숭배인간은 최초의 예술품을 만들던 때부터 사자를 숭배했다. 독일의 홀렌슈타인슈타델의 동굴에서는 약 4만 년 전 매머드 상아로 만든 사자머리 조각상이 발견됐다. 높이가 31cm로 제법 큰 이 예술품은 마치 사람이 사자의 탈을 쓴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이에 사피엔스가 현실을 넘어 다양한 동물의 여러 형태를 조합해 만든 최초의 예술품으로 꼽힌다. 정확한 의미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빙하기 추운 시기를 동굴에서 지내면서 사람들이 숭앙하던 최초의 신상이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