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훈육 없는 교실, 무기력한 교사들

131622090.4.jpg아이들이 장난을 치고 수업을 방해해도 교사는 화를 내지 못한다. 조심스럽게 타이르기라도 하면 되돌아오는 건 ‘아동 학대’라는 무서운 말. 학부모는 곧바로 민원을 제기하고, 교장은 교사에게만 책임을 묻는다. 이쯤 되면 ‘혼내지 않는 교사’가 아니라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교사’다. 2023년 서울 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 이후 깊은 고민에 빠진 두 명의 현직 초등교사가 1년 동안 편지를 주고받으며 교육 현장의 민낯을 기록한 에세이다. 저자들은 오늘날 학교에 ‘무기력 교사’가 점점 늘고 있다고 말한다. 체벌이 사라진 교실에 학생 지도를 대체할 훈육 체계는 여전히 부재한 상황이다. 교사는 학생을 바로잡을 방법도, 자신의 정당성을 지킬 방패도 없이 교실 한가운데 홀로 남겨졌다고 저자들은 토로한다. 특히 ‘내 새끼 지상주의’로 불리는 과잉 보호 문화는 치명적이다. ‘우리 아이’만 중요하고, 다른 아이는 안중에도 없는 학부모의 이기주의에 교사는 어느새 민원 처리자로 전락한다. 저자들은 일부 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