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거철이 되면 평소에는 잘 가지 않던 현장을 정치인들이 방문합니다. 가난한 이웃을 찾아가고, 낙후된 주거지를 둘러보고, 시장에서 상인들과 악수하며 사진을 찍습니다. 정치인들이 현장을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단순히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서일까요? 그런 목적도 없지 않겠지만, 그것만은 아닐 것입니다.사진에 등장한다는 건 단순한 ‘보여주기’가 아니라 적어도 그 이슈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는 표시로 읽혀야 합니다. ‘지켜보고 있다’는 말에는 ‘챙기겠다’, ‘함께하겠다’,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어야 합니다.요즘 서울의 거리를 걸으며 토굴이나 움막을 상상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높게 솟은 빌딩과 바쁘게 오가는 인파 사이에서 땅을 파고 들어가 만든 주거 형태는 마치 먼 나라의 이야기처럼 들립니다. 하지만 불과 백 년 전 서울 종로 서대문 동대문 일대에는 실제로 토굴에서 사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토굴(土窟)’이란 말 그대로 땅을 파 만든 움막을 뜻합니다. 집도 방도 아닌 그저 비와